계기용 변성기 완전정복 — CT·PT·ZCT·GPT·MOF, 하나의 일로 꿰기

이름은 다섯이지만 하는 일은 하나입니다. 변성기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, 식구 하나하나를 일상 비유로 깊이 들여다봅니다.

들어가며 — 변성기는 ‘통역사’다

수변전설비를 공부하면 변성기 식구가 줄줄이 등장합니다. CT, PT, ZCT, GPT, MOF… 이걸 따로 떨어진 장비 목록으로 외우면 양도 많고 금방 흩어져요. 그런데 이 다섯은 사실 같은 일을 합니다.

변성기는 계통의 큰 전기량을, 계기가 알아듣는 표준어(5A·110V)로 옮기는 ‘통역사’다.

다섯 식구는 무엇을 통역하느냐에 따라 갈릴 뿐입니다. 이 한 그림만 잡으면 나머지는 따라옵니다.

① 변성기란 무엇인가

22.9kV에 수백 암페어가 흐르는 계통은, 전류계·계전기 입장에선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입니다. 그대로 들이밀면 계기가 그 순간 타버리죠. 변성기는 그 사이에 앉아 “당신들이 알아듣는 말로 비율 맞춰 옮겨드릴게요” 하는 통역사입니다.

그 ‘표준어’가 2차 정격값이에요. 어떤 계통이든 계기는 늘 같은 5A·110V 세계만 상대하면 됩니다. 변성기가 하는 일은 결국 셋입니다 — 변환(큰 값→표준값), 절연(고압과 계기를 떼어 놓기), 표준화(어떤 계통이든 5A·110V로).

② 다섯 식구 한눈에

역할별로 나뉜 가족을 먼저 지도로 봅니다. 무엇을 통역하느냐에 따라 식구가 갈립니다 — 전류는 CT, 전압은 PT, 새는 전류는 ZCT, 지락 전압은 GPT, 묶어 정산하면 MOF.

③ 식구별로 깊이 들어가기

CT — 전류를 통역한다

전선에 흐르는 큰 전류를 5A로 줄여 전류계·과전류계전기에 넘깁니다. 변류비는 200/5처럼 적어요(1차 200A일 때 2차 5A).

흐르던 물길을 갑자기 막으면 압력이 폭발하듯 솟죠. CT 2차를 운전 중에 열면, 압력 대신 고전압이 그 자리에 솟습니다. 그래서 CT는 2차를 단락해 두는 것이 정상이자 안전합니다.

등가회로로 보면 1차 전류가 ‘전류원’으로 들어와, 일부는 철심(여자분기)으로 새고 나머지가 2차로 흐릅니다. 그 새는 양 Ie가 비오차의 근원이에요.

I1′ = I2 + Ie
1차 전류 = 2차로 가는 몫 + 철심으로 새는 몫

Es = I2(Rs + jXs + Zb)
여자분기에 걸리는 전압 — 부담 Zb가 커지면 Es도 커져 오차↑

2차를 개방하면 I2=0이 되어 Ie=I1′ 전부가 철심을 자화 → Es=I1′·Ze가 폭증 → 과전압. 이것이 ‘CT 2차 개방 금지’의 속내입니다.

한 걸음 더 — 같은 CT인데 왜 두 종류? 계측용은 주방 저울, 보호용은 화재경보기입니다. 계측용은 평상시 정밀하지만 사고전류엔 일부러 둔해져(포화) 계기를 지켜요 — 그 시점이 계기보안계수 FS(작을수록 좋음). 보호용은 사고에도 끝까지 정확히 봐야 차단하니 포화하면 안 돼요 — 과전류정수 n(클수록 좋음, 5P10이면 10배까지). 그리고 부담은 정격 이하로 둬야 통역이 틀어지지 않습니다.

PT — 전압을 통역한다

높은 전압을 110V로 낮춰 전압계 등에 넘깁니다. 변압기와 원리는 같지만, 목적이 전력 전달이 아니라 전압 정보를 정확히 옮기는 것이에요. 그래서 CT와 반대로 2차를 단락하면 안 됩니다(과전류로 소손). 1·2차를 퓨즈로 보호하죠.

등가회로로 보면 1차 전압이 ‘전압원’으로 들어와, 누설 임피던스(Req+jXeq)를 지나며 조금 강하한 뒤 2차 전압 V2가 됩니다. 그 강하가 비오차예요.

V2 = V1/n − I2(Req + jXeq)
누설 임피던스 강하만큼 2차 전압이 모자란다

2차를 단락하면 I2 → (V1/n)/Zeq로 대전류 → 과전류·소손. CT와 정확히 반대입니다.

ZCT·GPT — 새는 전기를 통역한다

정상 운전이 아니라 지락(사고)을 감시하는 식구입니다. ZCT는 전선 세 가닥을 한꺼번에 안고 “들어간 전류 = 나온 전류인가” 봅니다. 같으면 0, 누가 땅으로 새면 그만큼 신호를 내죠(공항 검색대). GPT는 셋이 손잡고 균형 잡다 한 명이 넘어지면 쏠림이 튀어나오듯, 1선지락 때 한 덩어리 전압(약 190V)을 내 OVGR을 깨웁니다.

비접지 계통은 지락이 나도 새는 양이 쥐꼬리(수 mA)라 ZCT는 아주 예민하게 만듭니다. 참고로 지락전류 = 영상전류 × 3인데, 왜 3배인지는 대칭좌표법 단원과 이어지므로 뒤에서 따로 다룹니다.

MOF — 묶어서 정산한다

CT와 PT를 한 함에 넣어 수전점 거래계량에 쓰는 장치입니다. 한전과 수용가 사이의 ‘요금 정산용 저울’이라 정밀도가 높고(보통 0.5급 이하), 조작을 막기 위해 봉인됩니다.

④ 모든 변성기에 공통인 네 눈금

식구가 달라도 공통 문법이 있습니다.

  • 변성비 — 1차 : 2차 비율. 계기값에 이 비를 곱해야 실제값이 된다.
  • 부담 — 2차에 매단 계기 부하(VA). 정격을 넘으면 오차가 커진다.
  • 정밀도 — 계측용(정밀)과 보호용(포화 안 됨)의 구분. 저울 대 경보기.
  • 극성 — 1·2차 방향(감극성 표준). 거꾸로면 보호가 오동작한다.

⑤ 한 줄로 꿰기 — 수도꼭지와 펌프

PT는 수도꼭지처럼 압력(전압)을 일정하게, CT는 펌프처럼 유량(전류)을 일정하게 내보냅니다. 그래서 두 금기가 한 번에 외워집니다. 수도꼭지(전압원)는 출구를 막으면 압력이 못 빠져 터지고 → PT는 2차 단락 금지. 펌프(전류원)는 출구를 열어두면 밀 곳이 없어 압력이 치솟고 → CT는 2차 개방 금지.

뿌리는 ‘계통에 어떻게 연결되느냐’ 하나입니다. 병렬이면 전압을, 직렬이면 전류를 받아오고 — 그 차이가 금기까지 거울처럼 정반대로 만듭니다.

수도꼭지는 막으면 터지고, 펌프는 열어두면 터진다 — 그래서 PT는 단락 금지, CT는 개방 금지.

✅ 이 글로 알게 된 것

  • 변성기 = 통역사 — 큰 전기를 5A·110V로 옮긴다(변환·절연·표준화)
  • 다섯 식구 — CT 전류 · PT 전압 · ZCT 새는 전류 · GPT 지락 전압 · MOF 거래계량
  • CT는 개방 금지, PT는 단락 금지 — 펌프와 수도꼭지
  • 보호용 CT는 끝까지 본다(과전류정수 크게), 계측용은 눈 감는다(FS 작게)
  • 벡터도·3I₀·누설/고장·쉬스/실드는 다른 단원과 이어지는 갈래글에서

다른 장과 이어지는 주제

아래는 변성기만으로는 끝나지 않고 다른 단원을 알아야 깊어지는 주제입니다. 여기선 결론만 짚고, 자세한 전개는 해당 장(갈래글)으로 넘깁니다.

변류기 벡터도 → 변압기 단원

변류기 벡터도는 사실 변압기 벡터도와 똑같습니다(CT가 변압기니까). 오차의 범인은 통역 중 살짝 새는 여자전류 I₀. 자세한 작도는 변압기 등가회로를 깔고 봐야 풀립니다.

영상전류가 왜 3배인가 → 대칭좌표법(회로이론) 단원

세 상이 ‘같은 방향으로 쏠리는 성분’만 더해져 3배로 남기 때문입니다. 평형이면 0, 1선지락이면 3I₀.

Ia + Ib + Ic = 3I0
같은 방향으로 쏠리는 영상분만 3배로 남는다

누설전류 vs 고장전류 → 지락·절연 보호 단원

늘 배는 습기(누설)와 관이 터진 것(고장)의 차이입니다. ZCT가 무엇을 잡는지와 이어집니다.

쉬스 vs 실드 → 케이블·배선 단원

케이블의 우비(쉬스)와 은박지(실드). 차폐 접지 방식(편단·양단·크로스본딩)은 배선 시공에서 다룹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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